각자의 무게가 있다

이제 가을이다!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올 때만 덕담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뜨거웠던 여름을 견딘 지금도 서로에게 격려와 위로가 필요할 때다. 더구나 몇 년간 자신의 무게를 내팽게 친 대통령들로 인해 방치된 문제들이 현재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한동안은 힘들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리더가 자신의 잘못에 대처하는 방식은 일반인과 달라야 한다. 한 반에서 시험을 보다가 누군가가 부정행위를 해서 걸렸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꼴지를 단골로 하는 학생이라면 친구들조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용인할 것이다. 그러나 1,2등을 하며 그것으로 특권을 누려온 학생이라면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사임한 닉슨 대통령. 그러나 사임하면서 남긴 연설은 유명하다. “미국은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대통령을 필요로 합니다. 개인적인 변론을 위해 몇 달씩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모두의 시간과 관심이 거의 모두 빼앗길 것입니다. (중략) 내가 사임함으로써 미국에 절실히 필요한 힐링의 과정이 빨리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닉슨은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을 마지막까지 다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그렇게 못했다. 자신은 잘못이 없으며 상관없는 일이라고 한다. 국민들의 분노는 잘못으로 시작되었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대통령의 자세로 인해 더욱 폭발했고, 지난한 재판과정에서도 국민은 힐링할 수 없었다. 

관계는 상대를 배려할 때 유지된다. 리더라면 더욱 더 그래야 한다. 리더가 이기적이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봐라. 끔찍하다. 그렇지만 리더 혼자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구성원 모두가 이타적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기적인 사람보다는 많아야 한다. 그리고 1,2등의 잘못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10등의 잘못이 묵인될 수는 없다. 심지어 40등도 자신만의 무게는 있는 것이다. 모두가 피해자 코스프레 (costume play)만 한다면 결국 자신의 삶은 타인에 의해 규정될 수밖에 없다. 성숙한 관계란 상대에게는 관대하면서 자신에게는 엄격한 마음일 것이다. 2018년 가을, 자신의 무게를 느끼며 열심히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