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출원에서 자주 생기는 실수들

상표 상담을 하다 보면 초보 창업자뿐 아니라 오래 사업하신 대표님들도 비슷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상표는 한 번 잘못 잡으면 수정이 어렵고, 사업의 이름을 바꿔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공통적인 실수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① 이미 누가 쓰고 있는 이름을 그대로 쓰는 문제

가장 자주 보는 실수입니다.

로고·간판·메뉴판까지 다 제작한 뒤에 상표 검색을 해보면, 이미 등록되어 있거나 출원 중인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특히 발음이 비슷한 이름도 거절 사유가 되기 때문에, 사업 준비 단계에서 최소한 ‘표장 동일·유사 여부’는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부분을 놓치면 간판 교체부터 브랜드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② 업종(지정상품·지정서비스) 선택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문제

상표는 이름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업종에서 쓰는 이름인지”까지 함께 지정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음식점인데 식품 제조업만 지정하거나, IT 서비스인데 소프트웨어·앱 관련류를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종 범위를 너무 좁게 잡아도 문제가 되고, 지나치게 넓혀도 예비심사에서 불필요한 거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 계획에 맞는 업종부터,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업종까지 균형 있게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한글 이름’만 보호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문제

실무에서는 한글·영문·도형(로고)을 구분해서 보호합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영문 표기나 줄임말을 자연스럽게 쓰는 경우가 많은데, 출원 단계에서 이를 놓치면 나중에 유사 브랜드가 영문으로 침투해도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대표 표장 하나만 출원하는 방식은 초기 비용은 적게 들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리스크를 크게 남깁니다.

④ 기존 사업자 등록과 상표 등록을 혼동하는 문제

사업자 등록을 했다고 해서 상표가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는 국세청이 아니라 특허청이 심사하며, “등록된 상표권자”로 올라와 있어야만 법적인 권리가 생깁니다.

사업자등록증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보호받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 두 제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상표는 상표대로 반드시 출원·등록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⑤ 상표 등록되면 모든 걸 막을 수 있다고 믿는 문제

상표권은 ‘등록된 범위 안에서만’ 효력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음식점 상표가 있어도, 같은 이름의 IT 서비스나 교육 서비스까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를 등록했다고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인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정한 업종·상품 안에서만 권리가 인정됩니다.

그래서 처음 지정범위를 설계하는 과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상표는 브랜드의 첫 단추입니다.

한 번 잘못 끼워지면 뒤에서 수습할 비용과 시간이 훨씬 크게 들어갑니다.

저도 현장에서 여러 대표님들을 만나며 “조금만 더 일찍 확인하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사업의 속도가 빠를수록, 상표는 더 차분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