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는 왜 PB 브랜드 "피빅" 을 출시했을까?

유통 업계가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보통 PB라고 말합니다. PB는 꽤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고, 사례도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과거와는 약간 다른 모습과 가치를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CU의 PB 리뉴얼 사례를 보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CU는 최근 ‘PBICK(피빅)’ 이라는 PB 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첫 제품으로 쿠키류 제품들을 내놨습니다. 기존 PB인 헤이루를 리뉴얼했고요, 편의점에서 상품을 결제할 때 들을 수 있는 바코드 소리를 모티브로 삼아 ‘매일이 즐거워지는 소리’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에 헤이루를 통해 말했던 가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품질, 용량, 패키지 등 모든 측면에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피빅은 이런 기조를 유지하며 고객 확대를 위해 여성, 고령층, 외국인 등 새로운 소비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춰 고객층을 세분화해 미래 성장 카테고리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여태 CU의 PB 상품 흐름은 좋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을 보면 2022년 16.0%, 2023년 17.6%, 2024년 21.8%로 매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올해(1월~4월)도 18.8%를 기록 중입니다. 

PB의 덕목은 역시 가성비입니다. 이 사실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습니다. 최근 경기 상황과 맞물려 가성비가 강조되며 더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CU가 지금 이 시점에서 PB를 리뉴얼한 이유도 이런 흐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무조건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이 구매의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CU의 헤이루가 가졌던 가치처럼 좀 더 나은 수준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즉, 가성비는 중요한 가치지만 가성비를 느끼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야 의미를 가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될 듯 합니다. 각자 가성비에 대한 기준도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죠. 이런 다양한 기준을 미리 파악하고,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성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게다가 최근 PB는 정체성을 더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CU 또한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더하기 위해 PB를 리뉴얼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새로운 소비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런 행보는 다양한 고객층을 상대하기 위해 정체성 있는 상품군을 더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PB가 CU를 찾아오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지금의 시장은 치열합니다. 우리를 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차별화할 수 없죠. 이런 상황에서 PB는 '이유' 를 말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성비도 좋고, 또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면 PB를 위해 방문하는 일도 생길 수 있겠죠. 이처럼 정체성을 더하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가 PB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앞으로도 PB는 과거와 약간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나 달라지는 개념들을 반드시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사진/BGF리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