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자유, 그리고 책임

대통령 탄핵으로 다시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판결로 잘잘못이 가려진 만큼 다음에는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지 너무 분명하다. 그런데도 모두의 생각이 같은 것은 아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다양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봐도 합리적이지 못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첫 번째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스킨라빈스 전문점에 가면 당황스럽다. 특정 과일 이름이면 대충 맛을 짐작할 텐데,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엄마는 외계인' '러브미' 등등, 도무지 예상이 안 된다. 따라서 후보가 떠들어 대는 정보는 소용없다. 그가 숨기고 싶은 정보, 감추고 있는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뽑아야 한다.

두 번째 휴리스틱 (의사 결정을 단순화하는 것) 때문이다. 모르면 긴 게 답이라는 말처럼 사실이 아닌데도 그렇게 믿는다. '저 식당은 맛있는데 비싸'와 '저 식당은 비싼데 맛있어'는 같은 정보지만 다르게 판단한다. 최종 판결이 나지 않았는데도 저 사람은 사기꾼이라거나 경제는 보수 정권이라는 믿음도 착각이다. 이처럼 의도를 가지고 각색한 정보에 속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진영 논리에 빠져 남의 눈에 티끌만 얘기하고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한다. 사람의 키를 가지고 말할 거면 모두 그래야 하는데 상대를 말할 때는 체중을 말하는 형국이다. 이중 잣대를 피해야 한다.

세 번째 심리적 요인이다. 지역주의나 이념의 편향성으로 특정 후보가 되면 나라를 팔아 먹을 거라거나 미국이 싫어할 거라고 생각한다. 근거는 없다. 우기고 본다. 내가 잘 안다는 자만심 (Hubris)도 경계해야 한다. 백 번을 양보해 전쟁 세대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분별력 있을 것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그렇게 맹목적인 것을 보면 갈등의 골을 메꾸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종교 얘기, 정치 얘기를 하면 친구끼리도 싸우니까 피하자며 서로 담을 쌓고 살아 온 결과가 이 모양이 이 꼴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기계적 중립으로 틀림 (wrongness)까지 다름 (difference)으로 간주했던 미디어의 보신주의가 말도 안되는 오답도 선택지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도 싸움만 부추기는 후보가 있다. 정책은 없고, 저 사람은 죽어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만에 하나 그런 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윤석열 하나로 족하다. 우리의 선택은 자유지만 그 만큼 책임이 따르는 행위다.